내가 알고 있는 진실이 진실이 아니고 내가 맞다고 판단하는 답이 틀린 답이었을 때처럼 우리는 오류를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보는 관점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는 데 우리는 무조건 정답이라고 우기고 살아간다. 어쩌면 디 아더스는 내가 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나를 돌아보아야 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
개봉 2002년 1월 11일
장르 미스테리, 공포
국가 미국, 프랑스,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주연 니콜 키드먼(그레이스 역), 알라키나 맨(앤 역), 제임스 벤틀리(니콜라스 역)
보이지 않는 존재의 진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45년에 저지 섬의 외딴 저택에 사는 한 가족이 있다. 여주인 '그레이스'는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기다리며 이 저택에서 두 남매를 키우며 지내는 중이다. 남편은 전쟁에서 돌아오질 않았고, 언제부터인지 갑자기 하인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으나 다행히도 전에 함께 했던 하인 세 명이 찾아왔다. '그레이스'는 하인들에게 아이들이 햇빛알레르기가 있으니 창문을 커튼으로 가려 아이들을 보호하고 다른 방을 들어갈 때는 이전 방문을 꼭 잠그도록 하며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주의를 준다. 그녀는 심한 편두통을 앓고 있어 상당히 예민하고 날카로운 표정이다. 남매 중 엄마에게 미쳤다며 반감을 가지고 있는 큰딸 '앤'은 언제부터인가 집안에서 '빅터'라는 남자아이를 보게 되고 집안 곳곳에서 저절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빈 방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그림자 속에 도사리고 있는 신비한 모습 등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레이스는 점점 더 불안하고 신경질적이 되어 집 안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러던 중 소식이 없던 남편이 갑자기 돌아오게 되고 가족들은 기뻐하지만 남편이 다시 떠나버리고 '그레이스'는 더 큰 상심에 빠지게 된다. 창문을 가리던 커튼이 갑자기 다 뜯어져 있는 것을 본 '그레이스'는 하인들이 벌인 일이라 생각하고 쫓아내는데 그들이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임을 알게 되고 심한 충격에 휩싸인다. 그런 날이 계속되면서 '그레이스'는 그녀의 아이들이 그 집의 이전 거주자라고 주장하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레이스'는 저택의 비밀과 이곳에 거주했던 이전 사람들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가 집과 깊이 연결되어 있고, 그녀의 가족이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할머니와 또 다른 가족들이 식탁에 빙 둘러앉아 이전에 살던 사람, 즉 '그레이스'가 아이들을 죽였다는 대화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듣게 된 '그레이스'는 소리치지만 그들은 듣지를 못하는 것 같다. '그레이스'는 충격을 받으며 오래전 아이들을 베개로 눌러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했다는 것을 기억해 낸다. 보이지 않던 존재들은 현재 이 저택에서 살고 있는 거주자들이며 바로 본인 '그레이스'와 '앤', '니콜라스'가 죽은 사람들임을 알게 된다.
우아한 스릴러 공포물
<디 아더스>는 우아한 스릴러와 공포를 자아내며 보는 내내 긴장감과 신비감을 주는 영화이다. 저택의 주위를 안개로 둘러싼 분위기는 음산함과 신비함을 주며 항상 창문을 가리는 묵직한 커튼으로 인해 어두컴컴한 집안은 음침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날카로운 사운드트랙은 관객들에게 불안감과 여주인공의 신경질적인 긴장감 그 자체를 그대로 느끼도록 만들어준다. 결말 이전까지는 영화를 보며 과연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정체가 무엇일까에 대해 궁금해하고 집중했다면 결말엔 여태껏 생각해왔던 진실이 뒤집어지는 최고의 반전을 보여준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더 몰입하고 긴장하고 추측하게 되어 훨씬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영화이다. 특히 여주인공 '그레이스'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은 무너질 것 같은 세상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로 설득력 있고 미묘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레이스'의 아이들인 '앤'과 '니콜라스'를 연기하는 아역배우들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캐릭터들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혼란을 전달한다. 영화의 상실과 슬픔이라는 주제가 스토리에 깊이와 울림을 더하는 방식으로 서사되어 있다. 최고의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스릴러 공포물로 손꼽을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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